2025년, 세상이 점점 빠르게 돌아갈수록 사람들은 속도를 줄이는 법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이 변화의 중심에 있는 단어가 바로 아보하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그저 평범한 하루에 감사하고,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 아보하는 거창하지 않지만,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이제 묻기 시작했다. 꼭 대단한 일이 있어야 행복한 걸까.
첫째, 아보하는 일상의 리듬을 존중하는 삶이다. 매일 아침 커피를 내리는 순간, 고양이가 창가에서 졸고 있는 모습, 해 질 무렵 하늘에 번지는 붉은색. 특별하지 않지만 반복될수록 마음에 평온을 준다. 바쁘게 달려온 시대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성과를 요구했지만, 이제는 하루가 무사히 지나간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둘째, 아보하는 비움에서 오는 충만함을 안다. 많은 것을 갖는다고 풍요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덜어낸 자리에서 진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화려한 계획보다 오늘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한 곡 듣는 것이 마음을 채운다. 물질이 아닌 감정과 감각으로 삶을 느끼는 이들. 이들이 바로 아보하를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셋째, 아보하는 비교하지 않는 단단한 자존감이다. 타인의 여행, 성공, 연애, 소비가 쏟아지는 SNS 시대에서 평범한 나의 하루는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아보하는 말한다. 오늘 웃을 수 있었던가. 잘 자고 잘 먹었는가. 스스로의 리듬과 감정에 충실한 삶이야말로 진짜 근사한 삶이라고. 비교는 결핍을 낳지만, 관찰은 만족을 만든다.
넷째, 아보하는 의도적인 삶을 지향한다.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하루가 아니라, 작더라도 나에게 의미 있는 루틴을 세운다. 주말마다 시장에 가서 제철 재료를 사고, 자주 가는 카페에 앉아 책 한 권을 읽고, 계절마다 침구를 바꾸며 공간에 변화를 주는 것. 이런 작은 의식들이 삶의 중심을 잡아준다. 스스로의 하루에 정성을 들이는 것, 그것이 아보하다.
다섯째, 아보하는 ‘지금 여기’에 있는 삶이다.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순간에 집중하는 태도. 산책하며 바람을 느끼고,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밥을 먹으며 맛을 음미하는 것. 이런 감각의 순간들이 모여 진짜 삶을 만든다. 미래의 성취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기보다, 오늘을 제대로 살며 내일을 준비하는 삶이 더 건강하다.
아보하는 결국 ‘작은 것에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대단한 인생이 아니라, 단단한 인생.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이들의 조용한 태도. 지금 이 순간, 별일 없는 하루를 잘 살아낸다면, 이미 충분히 특별한 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