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이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 GE버노바와 손잡고 전압형 HVDC(초고압 직류송전) 변환 설비의 국산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회사 측은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GE버노바와 HVDC용 변환 밸브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LS일렉트릭 구자균 회장과 김종우 사장, GE버노바의 필립 피론 전기화 사업 부문 대표, 요한 빈델 그리드 통합시스템 대표, 알렉세이 크랄 주한미국대사관 경제공사 참사관 등 약 50여 명이 참석해 기술 협력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양사는 LS일렉트릭이 보유한 국내 유일의 HVDC 전용 공장을 기반으로 GW급 전압형 HVDC 핵심 설비인 변환 밸브의 국산화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이미 국산화에 성공한 HVDC 변환용 변압기(CTR)에 이은 두 번째 성과로, 국내 전력 인프라 기술 자립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HVDC 기술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고압 직류로 전환해 송전하고, 다시 수용가 인근에서 교류로 재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송전 손실이 적고 대용량 장거리 송전에 적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압형 HVDC는 계통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연계에 강점을 갖고 있어, 호남권 해상 풍력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실현에 핵심 기술로 꼽힌다.
LS일렉트릭은 기존 외산 장비에 의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납기 지연 및 비용 증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자체 변환 설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GW급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국산화 완료 이후 국내 시장 확대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LS일렉트릭은 지난 2011년 부산에 국내 최초의 HVDC 전용 공장을 조성했으며, 지난해에는 GE버노바와 글로벌 협력 MOU를 체결하고 동해안-신가평 구간 및 동해안-동서울 구간의 HVDC 변압기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LS일렉트릭 구자균 회장은 “이번 협력은 국내 HVDC 핵심 설비 기술의 완전한 자립을 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산화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 전력망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GE버노바 필립 피론 대표도 “이번 파트너십은 한국 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보다 유연하고 안정적인 전력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