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우리는 더 똑똑해지고 있는가, 더 게을러지고 있는가

  • 등록 2025.08.13 00: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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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는 영화 속 이야기 같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AI가 요약한 뉴스를 읽고, AI가 짜준 일정표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회사에서는 AI가 만든 보고서를 검토하고, 집에서는 AI가 추천한 레시피로 저녁을 차린다.
AI는 마치 공기처럼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있다.
버튼 하나로 복잡한 분석이 끝나고, 몇 초 만에 고품질 이미지와 글이 생성된다.
겉으로 보면 인간은 분명 더 효율적이고, 더 창의적인 시대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걸리던 보고서 작성이 이제는 몇 시간, 심지어 몇 분이면 가능하다.
데이터 분석, 디자인, 음악 작곡, 영상 편집까지 AI가 지원하는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이런 기술을 잘 활용하면 혼자서도 작은 회사를 운영할 만큼의 역량을 갖출 수 있다.
기술이 ‘확장된 두뇌’ 역할을 하면서,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 뒤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도 있다.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고, 판단을 AI에 맡기는 습관이 굳어지는 것이다.
검색과 요약, 분석까지 AI가 대신해 주면, 우리는 점점 스스로 사고하고 고민하는 기회를 잃는다.
예전에는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아 읽고, 구조를 고민하고, 표현을 다듬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이제는 ‘프롬프트’ 몇 줄만 쓰면 완성된 글이 나온다.
결과물은 더 빨리, 더 매끈하게 나오지만 그 속에 담긴 ‘나만의 해석’은 점점 옅어진다.

 

이런 변화는 교육 현장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학생들이 과제를 위해 AI에 질문하면, AI는 완벽한 답안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이 스스로 자료를 찾고 비교하며 판단하는 훈련은 줄어든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AI에게 원하는 답을 끌어내는 ‘질문 기술’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물론 질문을 잘 던지는 능력도 중요한 역량이지만, 그 자체가 사고력의 전부는 아니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정보와 결과물은 완벽하지 않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자신 있게 말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AI가 내놓은 답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생긴다.
이것이 습관화되면, 우리는 정보의 소비자가 아니라 수동적인 ‘수용자’로 전락한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필요하다면 AI의 답을 수정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결국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AI는 칼과 같다.
칼은 요리를 할 수도 있지만, 잘못 쓰면 다칠 수도 있다.
AI 역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류를 더 똑똑하게 만들 수도, 더 게으르고 의존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AI를 ‘확장된 두뇌’로 쓸지, ‘편리한 지름길’로 쓸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는 지금, 똑똑해지는 것과 게을러지는 것 사이의 기로에 서 있다.
AI를 통해 더 넓고 깊게 사고할 것인지, 아니면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스스로의 사고를 멈출 것인지 말이다.
어쩌면 두 선택은 같은 도로 위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두 차량일지도 모른다.
한쪽으로 가면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것이고, 다른 쪽으로 가면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본질을 잃을지도 모른다.

헤드라인경제신문 기자 auroraa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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