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누적 판매 150만 대를 달성했다. 이는 양사가 2011년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친환경차를 선보인 지 14년 만에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처음 출시하며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꾸준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지난 7월까지 총 151만5145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87만821대를, 기아가 64만4324대를 기록하며 두 브랜드가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미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174만93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퍼센트 증가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의 비중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며,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상품성 강화와 유연한 생산 체제를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2011년 첫 출시 이후 11년 만인 2022년에 누적 50만 대를 돌파했고, 2년 뒤인 2024년에는 100만 대를 넘어섰다.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150만 대에 도달한 것이다. 연간 판매량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1만634대 △2022년 18만2627대 △2023년 27만8122대 △2024년 34만6441대로 매년 상승했으며, 올해도 7월까지 22만1565대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는 투싼 하이브리드가 19만7929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9만2941대, 아이오닉 5가 12만6363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18만3106대로 최다 판매를 기록했고,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의 라인업은 2011년 단 두 종에서 현재는 하이브리드 8종, 전기차 10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총 19종으로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모델인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6, EV9은 미국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을 선도하고 있으며, 북미 올해의 차(NACTOY)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차·기아는 향후에도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SUV 시장을 겨냥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콤팩트 전기 세단 EV4 등 새로운 모델을 미국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과 지난해부터 가동 중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통해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 이 공장은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생산 중이며, 내년에는 기아 전기차와 제네시스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하이브리드 차종 혼류 생산 체제를 도입해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의 누적 150만 대 판매 달성은 미국 내 전동화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