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세계 2위 규모의 흑연 광산 개발에 본격 착수하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조달망 강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광물자원 안보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9일(현지 시각) 탄자니아 모로고로주 울랑가 지역의 마헨게 광산에서 착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김대영 포스코인터내셔널 중남아프리카 지역 담당, 앤서니 마분 탄자니아 광물부 장관, 존 드 브리스 블랙록마이닝 CEO, 안은주 주탄자니아 대한민국대사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마헨게 광산은 약 600만 톤의 매장량을 가진 천연 흑연 광산으로, 호주의 자원 개발 기업 블랙록마이닝이 주도하고 포스코그룹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주도하는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필수 소재로, 현재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산 흑연에 대해 최대 160%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결정을 내리며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흑연 광산 개발은 공급망 안정화의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포스코홀딩스가 블랙록마이닝에 750만 달러를 투자하며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 3만 톤 규모의 1단계 흑연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2024년 동일 규모의 2단계 계약을 추가하며 협력을 확대했다. 올해 블랙록마이닝은 최종 투자 결정을 위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며, 포스코그룹의 지분은 투자 이행 완료 시 19.9%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2028년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간 6만 톤의 천연 흑연을 약 25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확보된 흑연은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에 투입돼 그룹 내 이차전지 소재 원료 자급률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경쟁력 강화는 물론, 국내 배터리 산업의 원료 자급률 향상과 국가 차원의 광물 안보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앞으로도 주요 광물 공급원과의 협력을 강화해 자원 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이차전지 소재 조달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마헨게 광산 개발이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자원 개발 역량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의 음극재 사업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존 드 브리스 블랙록마이닝 CEO는 “마헨게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만큼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협력을 통해 성공적인 상업 생산을 이루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