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셰프 라스무스 뭉크가 지난 28일, 샘표의 식물성 발효 연구소인 ‘우리발효연구중심’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한국 전통 발효기술의 잠재력을 직접 확인하고, 미래 식품 시스템을 위한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라스무스 뭉크는 덴마크의 혁신 레스토랑 ‘알케미스트’의 총괄 셰프이자, 식품 연구소 ‘스포라’의 창립자다. 그가 이끄는 알케미스트는 세계 50베스트 레스토랑 5위에 올랐고, 미슐랭 2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요리와 과학, 기술, 예술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식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번 한국 방문은 그러한 비전의 연장선에 있었다.
라스무스 셰프는 샘표가 지난 70여 년간 축적해온 발효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우리발효연구중심의 연구 설비와 제품들을 살펴보며, 특히 식물성 발효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장 ‘연두’, 완두콩으로 만든 ‘완두간장’, 그리고 감칠맛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 ‘유기농 고추장’ 등에 주목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재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는 스포라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식문화와도 맞닿아 있으며, 한국 발효의 잔존 자원 활용 가능성에 대해 라스무스 셰프와 샘표 연구진 간의 심도 있는 교류가 이어졌다.
이날 자리에는 미국 LA에서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 ‘키(Ki)’의 김기용 셰프도 함께했다. 그는 한국 발효의 과학성과 정교함에 감탄하며, 이를 현대 미식에 어떻게 창의적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샘표의 ‘우리발효연구중심’은 아시아 유일의 식물성 발효 전문 연구소로, 이미 세계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와의 협업을 비롯해 코리 리, 상훈 드장브르, 앨버트 아드리아 등 세계적 셰프들이 찾은 바 있다. 이번 라스무스 셰프의 방문 역시, 한국 발효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샘표는 이번 교류를 통해 한국 발효 기술이 세계 미식계와 연결될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지속해 한국 발효의 저력과 가치를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맛이 세계를 사로잡는 시대, 그 중심에 발효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