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에 앉아 있으면, 세상은 마치 숫자들로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는 순간, 그 숫자 속에서는 아주 인간적인 감정이 흐른다. 누군가는 한숨을 쉬고, 누군가는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은행들은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금리가 오른다는 건, 겉으로는 경제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돈이 움직이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사건이다. 은행이 금리가 오를 때 웃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구조적이다. 은행은 돈을 파는 가게다. 사람들로부터 예금을 ‘사서’, 그 돈을 대출로 ‘판다’. 예금 금리는 싸게 사고, 대출 금리는 비싸게 파는 것이다. 이 차이를 이자마진이라고 한다. 평상시에는 이 마진이 크지 않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은행은 예금금리를 조금만 올려도 되고, 대출금리는 더 크게 올릴 수 있다. 그 사이에 생기는 차이, 즉 마진이 훨씬 넓어진다. 고객의 돈은 그대로지만, 은행이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 흐름은 마치 이런 장면과 닮아 있다. 얕은 개울에서는 물이 흐르는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큰 비가 한 번 쏟아지면, 낮은
내년 1월 공식 출범을 앞둔 HD건설기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엔진 사업 분야에서 대형 수소엔진 개발 성과를 선보인다. 회사는 4일부터 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World Hydrogen Expo 2025(WHE 2025)에 참가해 22리터급 대형 수소엔진을 최초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WHE 2025는 글로벌 수소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내 대표 수소 산업 전시회로, 올해부터 수소 국제 콘퍼런스와 H2 MEET가 통합되며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미국·독일·영국 등 20개국 250개사가 참여하며, 약 3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HD건설기계는 이번 전시에서 모빌리티와 발전 분야를 아우르는 수소엔진 기술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 11리터급 차량·발전용 수소엔진 HX12와 함께 세계 최대급인 22리터 발전용 수소엔진 HX22를 나란히 선보이며 개발 진척도와 기술력을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22리터급 HX22는 V형 12기통 구조로 최대 출력 600kW(816마력), 연속 출력 477kW(649마력)를 구현한 초대형 엔진이다. 이는 약 200가구의 연간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로,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분해 수소를 연료로 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과 소형 무장헬기(LAH)에 탑재되는 공대지유도탄 ‘천검’의 2차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규모는 2254억원이며, 지난해 1623억원 규모의 1차 양산 계약에 이어 총 3877억원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2차 양산 물량은 2028년까지 군에 순차적으로 납품될 예정으로, 유도탄과 발사대 등이 포함된다. 방위사업청은 현재 개발 중인 상륙공격헬기에도 천검 탑재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추가 사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천검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공대지유도탄으로, 국방과학연구소가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 개발에 참여해 2022년 개발을 완료했다. 주·야간 운용이 가능한 이중모드 탐색기와 유선 데이터링크를 갖춰 전파 교란에 강하며, 발사 후에도 표적 수정이 가능해 전장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헬기 탑재형 천검을 기반으로 유·무인지상차량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확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병전투장갑차나 전차 포탑에 탑재하거나 보병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소형·경량화한 천검-L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검의 안정적 양산을 바탕으로 무
한국고용진흥협회가 11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2025 한국고용포럼에서 전국 시·군·구의 고용 여건을 종합 평가한 지역고용지수 2.0을 공식 공개했다. 이 지수는 임효창 서울여대 교수와 한승헌 한국지역경영원 단장이 공동 연구한 전국 단일 고용평가지표로, 고용의 양뿐 아니라 고용의 질, 안정성, 지역환경까지 함께 반영한 국내 최초의 종합 고용평가 모델이다. 시 단위 조사에서는 경기도 화성시가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수원·성남·고양·안양이 뒤를 이었다. 상위 15개 도시 중 14곳이 경기도에 집중되며 수도권 고용과 산업 집중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수도권 시 가운데서는 충남 천안시가 가장 높은 순위로, 화성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강한 고용 경쟁력을 보였다. 비수도권 시만 따로 보면 천안이 1위, 창원·거제·여수·전주가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과 에너지·항만 기반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고용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군 단위에서는 대구 달성군이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증평·기장·울릉·신안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고용 변동 폭이 작고 상용근로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구 단위 평가에서는 서울 송파구가 전국 1위에 올랐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틈타 악성앱 설치나 모바일 결제 유도를 노린 미끼문자가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3일, 쿠팡 관련 정보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슈 등을 악용한 악성 스팸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각심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문자에는 주문한 물건이 배송되었다, 소비쿠폰 과다 지급 환수 안내 등의 문구가 포함되며 출처가 불명확한 인터넷주소(URL)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URL을 누르거나 발신 번호로 전화를 걸 경우, 가짜 정부기관 사이트로 접속하게 되거나 악성 프로그램이 휴대전화에 설치돼 개인정보·금융정보 탈취, 무단 결제, 원격 제어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통신사와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에 지능형 스팸 필터링 강화를 요청한 상태다. 또한 카카오톡 ‘보호나라’ 채널을 활용해 수신된 의심 문자 내용을 복사해 붙여넣으면 정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법 스팸을 받은 경우에는 불법스팸 간편신고 앱이나 휴대전화 간편신고 기능을 통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할 수 있다. 방통위와 K
서귀포시는 오는 12월 11일 오후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도립서귀포합창단의 제85회 정기연주회 ‘White Winter’를 선보인다. 하얀 겨울을 주제로 기획된 이번 무대는 겨울을 여는 소리, 겨울의 기억, 겨울의 환희라는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차가운 계절 속에서도 따뜻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첫 번째 무대는 박위수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문을 연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주 연주되는 올라 야일로의 고결한 인사와 두 대의 바이올린이 더해지는 바로크 양식의 합창곡 당신의 힘으로가 이어진다. 데이비드 윌콕의 딩 동 높이 울려 퍼지네와 머번 워렌, 마크 키블이 편곡한 재즈 할렐루야 또한 크리스마스를 앞둔 설렘을 담아낸다. 두 번째 무대는 오세용 트레이너가 지휘한다. 무반주 합창곡 요제프 라인베르거의 저녁의 노래를 시작으로 지혜정의 야, 겨울 온다가 눈 내리는 겨울의 생동감을 표현한다. 이어지는 북치는 소년은 도립서귀포관악단 앙상블과 협연해 어린 시절 거리에서 들리던 추억의 캐롤 감성을 불러온다. 마지막 무대는 서귀포관악단 앙상블과 함께 꾸며진다. 랜달 스트루프의 오늘에서는 청량한 사운드와 힘 있는 울림이 전해지며, 벨라어린이합창단의 맑은 음색이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담배 정의 범위를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은 기존 연초의 잎에만 국한됐던 담배 정의를 연초의 잎·줄기·뿌리 전부와 천연 및 인공 니코틴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넓히면서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합성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도 법적 규제 대상이 된다. 앞으로는 무분별한 광고 및 온라인 판매가 제한되고, 담배 포장지에는 경고문구와 경고그림, 제품 성분 표시가 의무화된다. 미성년자 판매 금지, 제세부담금 부과, 담배유해성관리법에 따른 유해성분 검사 등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부는 법 시행 전후 제조된 제품으로 인한 소비자 혼란과 가격 질서를 지키기 위해 기존 경고 표시 외에 추가 식별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세부 기준은 기획재정부 고시로 확정될 예정이다. 또한 영세 판매업자 보호를 위해 기존 합성니코틴 제품 판매자에게는 법 시행 후 2년간 소매인 지정 거리 제한을 유예하고, 담배소비세 등 부담금 일부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담배소매인 지정 시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을 우선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소매인 명의
경기도가 경기주택도시공사를 통해 특화형 매입임대주택 100호 공급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입주자 특성에 맞는 공간과 서비스를 민간이 직접 제안하고 시공하면 공공이 이를 매입해 임대 운영권을 다시 제안자에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은 비영리법인, 공익법인, 사회적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주체가 입주자와 지역 특성에 맞춘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운영권자는 자체 프로그램을 구성해 입주자들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등 기존 공공임대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델을 목표로 한다. 전체 100호 공급 규모는 민간제안형과 특정테마형이 결합된 형태로 추진된다. 민간제안형은 주제를 민간이 자유롭게 설정해 주택을 기획하고 설계·시공하는 방식이며, 특정테마형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제안한 지역돌봄 분야를 중심으로 주거·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에 적합한 형태로 주택을 기획하고 설계하도록 구성된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지난 11월 말 사회적경제주체 등 민간을 대상으로 사업 공모를 공고했으며, 내년 1월 신청 접수를 진행한다. 이후 매입심의와 설계협의 과정을 거쳐 6월 매입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은 경기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3일, 제주산림과학연구시험림에서 운영한 한남사려니오름숲 탐방 프로그램이 올해 2만7천명을 넘어서는 방문 실적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한남사려니오름숲은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선정된 지역으로 국내 최남단 산림생태계 연구의 핵심 거점이다. 자연 훼손이 거의 없으며 제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삼나무 전시림이 보전돼 있어 사계절 내내 숲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탐방객은 숲 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사려니오름의 독특한 화산 지형과 생태적 특징을 직접 배우며 숲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 같은 매력 덕분에 올해 방문객 수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 2만7천명을 넘어섰다. 재방문율이 16퍼센트에 달했으며 전체 방문객 가운데 제주도민이 아닌 외지인의 비율이 75퍼센트를 차지해 전국적인 명소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러한 관심 증가에 맞춰 탐방객 편의시설 보완과 환경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정수영 임업연구관은 한남사려니오름숲이 연구와 복지, 생태 보전이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 H에너지가 설립 6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넘기며 벤처천억기업 반열에 올랐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한 기념식에서 2025년 신규 벤처천억기업으로 공식 선정됐다고 밝혔다. 벤처천억기업은 1998년 제도 시행 이후 한 차례 이상 벤처 확인을 받은 13만여 개 기업 가운데 2024년 결산 기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기업을 뜻한다. H에너지는 지난해 매출 1023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하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임을 입증했다. 특히 국내 벤처천억기업이 평균 18년 이상 걸려 도달하는 매출 1000억원 규모를 H에너지는 6년 만에 달성했다. 압축적인 성장 속도는 기술 경쟁력과 시장 대응 능력이 동시에 뒷받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에너지는 AI와 데이터 기반의 고도화된 관제 시스템을 통해 발전량 예측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발전소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고객의 발전 매출을 향상시키며 전력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함일한 대표는 짧은 기간 안에 괄목할 성장을 이룬 배경에 대해 임직원들의 도전 정신과 혁신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