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에 끝내는 대만사 이야기1,
1장. 서문 — 섬은 섬으로만 남지 않는다 아직 어둠이 덜 가신 새벽, 남쪽 항구에 서면 바람은 언제나 바다 쪽에서 밀려온다. 짙은 안개 속에서 선박의 윤곽이 아스라히 떠오르고, 철제 로프에 매달린 쇠고리가 차갑게 울린다. 항구 노동자들은 벌써 움직인다. 시간은 해안가 도시에서는 느리게 흘러가는 법이 없다. 이 섬은, 그렇게 언제나 밖으로 향하는 몸짓으로 깨어났다. 돌아볼수록 역사는 바다와 더불어 만들어졌다. 육지의 깊은 숲보다, 바다의 깊고 검푸른 저편이 더 많은 이야기를 실어왔다. 누군가는 대만을 ‘섬’이라 부른다. 그러나 섬은 결코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고립이라는 단어는 인간이 나중에 덧씌운 관념일 뿐, 이 작은 대지 위에는 늘 외부의 바람이 드나들었다. 항로는 언제나 열려 있었고, 어딘가에서 온 이들은 늘 이곳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다시 어딘가로 떠나갔다. 먼 옛날, 바람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별과 바다의 결을 따라 항해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오늘날에도 산지 깊숙한 곳, 원주민 촌락에서 들려오는 노래 속에 숨어 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외부에서 온 더 크고 빠른 배들이 이 섬의 해안을 포위했고, 이름 모를 지도로 그려냈다.
- 헤드라인경제신문 기자
- 2025-06-08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