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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테이블코인, 세계 경제의 새로운 ‘디지털 달러’가 될까?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유로, 금 등 가치가 안정적인 자산에 연동된 디지털 화폐다. 비트코인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가격이 출렁이는 자산과 달리, 1 USDT(테더)는 언제나 1달러 안팎의 가치를 유지한다. 이 안정성이야말로 변동성에 지친 투자자, 그리고 글로벌 결제·송금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가 경계를 넘어 단 몇 초 만에 송금이 가능하다. 국제 송금 수수료를 받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위협이지만, 중소 수출기업, 해외 근로자, 프리랜서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특히 은행 계좌가 없는 국가에서도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다면 디지털 달러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는 전통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의 경제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미국 달러는 오랫동안 세계 기축통화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달러’처럼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USDT, USDC 등은 신흥국에서 자국 통화 대신 가치 저장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경제 불안정 국가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달러 현금’이자 인플레이션 회피처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안정성이라는 이름 뒤에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발행사가 정말로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증명해야 한다. 테라USD(UST) 붕괴 사태처럼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이 무너질 경우 순식간에 신뢰를 잃는다. 각국 정부는 자금세탁, 금융범죄, 통화정책 영향 등을 이유로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은 발행사 등록과 준비금 100% 보유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고, 유럽은 2024년부터 MiCA 규제를 적용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한쪽에서는 이를 차세대 결제 혁신으로 보고, 다른 쪽에서는 민간이 발행하는 그림자 화폐로 경계한다. 다만 분명한 건,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의 변방에서 점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 속에 안착시킬지, 아니면 기존 금융 시스템에 편입시켜 활용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화폐 실험이며, 달러 패권, 글로벌 송금, 금융 포용성 등 다양한 키워드와 얽히며 향후 10년간 국제 금융 질서에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