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도 연출하는 시대, 우리는 왜 '좋아요'에 맞춰 웃는가
디지털 시대의 인간은 외롭지 않다고 믿고 싶다 팔로워 수는 늘어나고, 피드는 늘 화려하다 하지만 정작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 진짜 감정보다 잘 포장된 감정이 먼저 도착하는 시대 SNS는 공감의 공간이 아니라 연출의 무대가 되고 있다 첫째, 좋아요는 현대인의 감정 통화가 되었다 SNS는 처음엔 감정을 공유하자는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누가 더 잘 포장하느냐의 경쟁장이 됐다 기쁜 날은 더 기쁘게, 슬픈 날은 덜 슬프게 표현된다 그 사이에서 진짜 감정은 점점 자리 잡을 틈을 잃는다 결국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마저 디자인하게 된다 이때 좋아요는 일종의 화폐처럼 작동한다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은 감정이 더 가치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 SNS는 관계의 착시를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위로를 건네고, 이모티콘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 관계는 진짜일까 정작 속이 타들어가는 날에도, 누구에게 전화해 털어놓을 용기는 사라진다 대신 익숙한 루틴처럼 사진을 올리고, 괜찮다는 척 글을 쓴다 그러고 나면 누군가가 눌러주는 하트 하나에 스스로를 위로하려 한다 그러나 그 위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또다시 확인하게 된다 지금
- 헤드라인경제신문 기자
- 2025-05-31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