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건 단순히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주름이 늘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습관이 몸과 마음에 쌓여서 만들어낸 결과가 노년의 삶을 결정한다. 어떤 이는 활력이 넘치고 또렷한 정신으로 70대, 80대를 보내지만, 어떤 이는 60대에 벌써 무기력과 질병 속에 갇히기도 한다. 차이를 만드는 건 거창한 의학이나 돈이 아니라 작은 습관이다. 줄여야 할 습관, 늘려야 할 습관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남은 세월의 질을 바꾼다.
밤늦게 먹는 습관은 대표적으로 줄여야 한다. 젊을 때는 버텨낼 수 있던 야식과 과식이 나이 들어서는 바로 병으로 이어진다. 위장 기능이 떨어지고, 혈당이 쉽게 오르내린다. 고혈압과 당뇨가 생기는 것도 대부분은 오랜 세월의 식습관 때문이다. 특히 술자리의 기름진 안주, 자극적인 음식은 몸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줄여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외로움과 습관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줄이다 보면 몸이 가벼워지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훨씬 편해진다.
의자나 소파에만 붙어 있는 생활 역시 줄여야 한다. 나이 들수록 무릎과 허리가 약해진다고 변명하지만, 사실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더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걸어야 하고, 계단도 일부러 오르내려야 한다. 텔레비전을 오래 보는 대신 밖에 나가 햇볕을 쬐는 것이 필요하다. 뼈와 근육은 써야 유지된다. 움직임을 잃으면 노화가 가속된다.
또 하나 줄여야 할 습관은 고립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 안에 갇히는 순간 삶은 급격히 좁아진다. 사람은 대화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나누면서 마음을 지탱한다. 사람을 멀리하는 습관은 정신 건강을 갉아먹는다. 치매가 두려운 이유도 결국은 고립 속에서 더욱 빨리 찾아오기 때문이다. 작은 모임, 가벼운 안부 인사라도 습관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반대로 늘려야 할 습관도 있다. 가장 기본적인 건 걷기다. 오래 걷지 않아도 된다. 하루 20분만이라도 매일 일정하게 걷는 것, 그것만으로도 심장은 강해지고 혈관은 깨끗해진다. 걷기는 근육을 지켜주고, 뇌에 혈액을 공급해 정신을 맑게 만든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도 않다. 단지 습관으로 붙잡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또 하나 늘려야 할 습관은 작은 취미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음악을 듣든, 흙을 만지든, 상관없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은 정신을 젊게 유지시킨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의 일방적인 자극과 달리,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는 뇌세포를 깨우고 마음을 채운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감각은 삶의 활력을 불러온다.
감사하는 습관도 늘려야 한다. 하루에 단 10분, 감사한 일을 적거나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달라진다. 큰일이 아니어도 된다. 오늘 아침 눈을 떴다는 사실, 걸어서 시장에 다녀올 수 있다는 사실, 손주가 웃으며 다가왔다는 사실. 이런 작고 평범한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습관은 우울을 막아주고 마음을 단단하게 한다. 연구에 따르면 감사 습관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고 스트레스가 낮다.
마지막으로, 줄이고 늘리는 습관은 거창한 결심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바꾸고, 실패해도 다시 돌아오면 된다. 늦은 밤 과식을 이틀 줄였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변화를 만든 것이다. 하루에 10분이라도 걸었다면, 그 10분이 몸을 바꾸는 씨앗이 된다. 작은 습관이 쌓여 노년의 삶을 지탱한다.
나이 들수록 몸과 마음은 솔직하다. 무리하면 곧바로 반응하고, 방치하면 빠르게 무너진다. 하지만 반대로 올바른 습관 하나가 새로운 삶을 열기도 한다. 줄여야 할 습관을 과감히 내려놓고, 늘려야 할 습관을 꾸준히 붙잡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이 든 이후의 삶을 빛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