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은 미국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약 4600만 달러(한화 약 641억원) 규모의 배전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이 발주한 사업으로, LS일렉트릭은 마이크로그리드 내 가스 발전 설비를 위한 배전 솔루션을 공급한다. 공급은 내년 2월부터 7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노후화된 송전망으로 인한 불안정성까지 겹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들은 기존 전력 계통 연계 대신 자체 전력을 생산·활용하는 분산 에너지 기반 마이크로그리드를 선호하는 추세다.

LS일렉트릭은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 분야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직류(DC) 전력기기를 앞세워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10여 년 전 UL 인증을 확보해 미국 배전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으며, LG·삼성·SK·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의 현지 투자와 연계해 전력 인프라 구축 경험을 쌓아왔다.

LS일렉트릭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약 1조3000억원으로, 이 중 70% 이상이 차단기, 개폐기, 배전반 등 배전 시스템이 차지한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맞춰 복수의 빅테크 기업과 협력을 논의해왔으며, 이번 프로젝트 수주로 북미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1%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AI 서버를 포함할 경우 26~36%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 역시 2050년까지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배전 시스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은 이번 계약이 글로벌 IT 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고객사와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NDA(비밀유지계약)로 인해 고객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번 성과를 계기로 북미 배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