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농장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농장의 주인 존스 씨는 농장을 비효율적으로 관리하며 동물들에게 제대로 된 먹이나 휴식을 주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 이에 불만을 품은 동물들은 농장의 돼지 중 가장 나이 많고 존경받는 메이저 영감을 중심으로 모인다. 메이저 영감은 동물들에게 연설을 하며 인간의 착취에서 벗어나 동물들만의 평등하고 자주적인 사회를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이 연설은 동물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며, 혁명의 씨앗을 뿌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저 영감은 세상을 떠나지만, 그의 사상은 돼지들, 특히 영리하고 교활한 나폴레옹과 열정적이고 웅변가인 스노우볼, 그리고 합리적인 스퀼러에 의해 계승된다. 이들은 메이저 영감의 사상을 체계화하여 이를 '동물주의'라고 부르며 동물들에게 가르친다. 동물들의 혁명에 대한 열망이 점점 커지면서 농장 내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결국, 기회가 찾아온다. 농장을 소홀히 하던 존스 씨가 만취해 동물들을 방치한 어느 날, 동물들은 혁명을 일으킨다. 그들은 인간에 맞서 농장을 점령하며 존스 씨를 쫓아내고, '동물농장'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다. 인간의 억압에서 해방된 동물들은 농장의 통치 규칙으로 일곱 계명을 제정하고, 모든 동물이 평등하다는 원칙 아래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동물들은 협력하며 농장을 관리하고, 인간에 의해 착취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즐긴다. 특히 스노우볼은 혁명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운다. 그는 풍차를 건설하여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동물들의 노동을 줄이는 비전을 제안한다. 반면, 나폴레옹은 스노우볼의 계획에 반대하며 은밀히 권력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동물들 사이에서는 희망과 긴장이 동시에 고조된다. 풍차 건설을 둘러싼 의견 차이와 권력 다툼은 점점 격화되며, 동물농장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드리워진다. 혁명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동물들은 새로운 사회를 꿈꾸지만, 내부 갈등과 권력 욕망의 불씨가 점차 농장을 흔들기 시작한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옹의 대립은 동물농장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으로 치닫는다. 스노우볼은 풍차 건설을 통해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지만, 나폴레옹은 이를 위험한 이상주의로 치부하며 반대한다. 결국, 나폴레옹은 비밀리에 훈련시킨 개들을 동원해 스노우볼을 농장에서 추방한다. 이후 나폴레옹은 단독으로 농장을 지배하며 스스로를 지도자로 칭한다.

나폴레옹은 동물농장을 철저히 자신의 권력 아래 통치하기 시작한다. 그는 스퀼러를 통해 동물들에게 정보를 조작하여 자신을 정당화하고, 스노우볼을 모든 문제의 원흉으로 몰아간다. 스퀼러는 풍차 건설의 아이디어조차 나폴레옹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동물들을 설득한다. 동물들은 혼란스러워하지만, 지도자의 권위에 순응하며 풍차 건설에 착수한다.

그러나 풍차 건설은 험난하다. 동물들은 기진맥진할 정도로 노동에 시달리며, 폭우로 인해 완성 직전의 풍차가 무너지는 비극도 겪는다. 나폴레옹은 이를 스노우볼의 방해 공작으로 몰아세우며, 동물들의 불만을 억누르고 더욱 강력한 통제를 가한다. 이 과정에서 나폴레옹의 권력은 점점 절대화되고, 농장의 초기 이상은 점점 퇴색된다.

나폴레옹은 인간들과의 거래를 통해 농장의 이익을 챙기고, 자신과 가까운 돼지들만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게 한다. 반면, 다른 동물들은 점점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된 노동을 이어간다. 특히, 충성스러운 말 복서는 무리한 노동 끝에 병들어 쓰러지지만, 나폴레옹은 그를 병원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사실상 그를 도살장에 팔아넘긴다. 이 사건은 동물들에게 큰 충격을 주지만, 스퀼러는 이를 또다시 거짓 정보로 덮어버린다.

시간이 지나며, 농장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나폴레옹과 돼지들은 점점 인간처럼 행동하며, 두 다리로 걷고 인간들과 식탁에 앉아 협상을 벌이기까지 한다. 동물들은 과거의 이상을 기억하며 혼란스러워하지만, 스퀼러의 선동과 자신들의 무기력함에 의해 침묵한다.

마침내, 농장을 방문한 인간들과 돼지들이 함께 만찬을 즐기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절정에 이른다. 동물들은 창문 너머로 이 광경을 지켜보며, 인간과 돼지의 모습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해졌음을 깨닫는다. 동물농장은 더 이상 동물들의 평등한 이상향이 아닌, 권력과 탐욕이 지배하는 또 다른 억압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등장인물

『동물농장』의 주요 인물들은 동물로 의인화되어 권력과 사회구조를 상징한다. 돼지 나폴레옹은 독재적 지도자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동과 폭력을 사용하는 독재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스노우볼은 혁명가적 이상주의자로, 농장의 초기 이상을 구현하려 노력하지만 나폴레옹에 의해 추방당한다. 스퀼러는 나폴레옹의 선전가로, 사실을 왜곡해 동물들을 선동하며 지도자의 권력을 정당화한다. 말 복서는 노동 계급을 상징하며, "나는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신념으로 끝없이 희생하다 결국 비참한 결말을 맞는다. 이 외에도 양들은 무비판적으로 지도자를 지지하는 대중을, 인간 농장주는 부패하고 착취적인 권력을 상징한다.

시대적 배경

『동물농장』은 1940년대에 쓰였으며, 소련 혁명과 그 후의 정치적 상황을 풍자한 작품이다. 당시 소련은 혁명의 이상을 외치며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했으나, 점차 스탈린 체제의 독재와 부패로 변질되었다. 조지 오웰은 소련의 권력 구조와 선전, 노동 계급의 억압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의 서막이 시작되는 시기에 출간되었으며,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와 자유의 가치를 강조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 약력

조지 오웰(본명: 에릭 아서 블레어, 1903-1950)은 영국의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자유에 대한 깊은 통찰로 유명하다. 그는 식민지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교육받았으며, 경찰관으로 버마에서 근무한 경험은 그의 초기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이후 작가로 활동하며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 대한 문제를 다룬 작품을 발표했다. 『동물농장』(1945)과 『1984』(1949)는 그의 대표작으로, 현대 사회의 권력 구조와 인간의 자유를 철저히 탐구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