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가 ‘김지하를 다시 본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2023년 5월 김지하 시인 추모 1주기 행사로 열린 ‘김지하 추모 학술 심포지엄’의 토론 자료와 함께 김지하 시인의 글 중 꼭 다시 읽어야 할 작품들을 모은 방대한 분량의 기록물이다.

‘김지하를 다시 본다’는 총 1056쪽으로 구성됐다. 1부에는 염무웅, 이부영, 유홍준, 임진택, 임동확, 김사인, 홍용희, 정지창, 채희완, 심광현 등 30여 명의 학자와 예술가들이 참여한 심포지엄 내용을 담았다. 이들은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생명사상’이라는 주제 아래 △김지하의 문학과 예술, 미학 △김지하의 그림과 글씨 △민주화운동과 김지하 △김지하의 생명사상과 생명운동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으며, 이를 정리해 책에 실었다.
2부는 ‘김지하가 남긴 글과 생각-생명의 길·개벽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구성됐다. 김지하 시인이 남긴 수많은 글 중 시대를 초월해 읽어야 할 대표적인 글들이 수록됐다. 대표적으로 △‘양심선언’ △‘나는 무죄이다’ △로터스상 수상 연설인 ‘창조적 통일을 위하여’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협동적 생존을 언급한 ‘생명의 세계관 확립과 협동적 생존의 확장’ △‘깊이 잠든 이끼의 샘’ △생명사상의 집약인 ‘생명평화선언’, ‘화엄개벽의 모심’ 등이 포함됐다.
김지하 시인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으며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 동아일보 자유언론투쟁 과정에서 연재된 ‘고행... 1974’가 문제가 돼 다시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그는 시대의 아픔과 맞서 싸운 문인이자, 뛰어난 문학적·예술적 성취를 이룬 작가였다.
하지만 2022년 김지하 시인이 세상을 떠날 당시 그의 이름은 이미 대중에게 많이 잊혀진 상태였다. 일부는 그의 말년의 행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김지하는 누구보다 먼저 생명사상과 생명운동을 주창하며 환경 파괴, 기후 위기, 핵전쟁 가능성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수십 년 앞서 예견했다.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는 “김지하는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될 인물”이라며 “그의 생명사상과 문학 세계를 통해 문명 전환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밝혔다. ‘김지하를 다시 본다’는 김지하를 다시 조명하고 그의 사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