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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왜 우리는 '말' 대신 '워딩'을 사용할까?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로 '워딩'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왜 '말'이라는 한국어 대신, 굳이 '워딩'이라는 외래어를 사용할까? 이는 단순한 언어적 변화 이상의 심리적, 사회적 배경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전문성과 권위의 표현. '워딩'은 단순히 '말'을 넘어선 뉘앙스를 제공한다. 이는 심리학적으로 '언어적 권위'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외래어를 사용할 때, 그 말은 마치 더 깊은 지식이나 높은 수준의 사고를 반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전문가나 강연자가 '워딩을 신경 쓰세요'라고 말할 때, 이는 단순히 '말을 신경 써라'보다 더 세련되고 전문적으로 들린다.

 

둘째, 심리적 거리감과 방어 기제. 외래어는 때로 우리에게 심리적 방어막을 제공한다. 감정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 직접적인 한국어 표현 대신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은 감정적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말이 상처가 됐어요'보다 '당신의 워딩이 공격적이었어요'라는 표현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감정적으로 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이는 심리적으로 우리의 자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셋째, 트렌드와 집단 소속감. 우리는 흔히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무의식적으로 따라한다. 이는 인간의 사회적 본능에서 비롯된다. 특히 SNS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워딩' 같은 단어가 일종의 유행어처럼 사용된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가 곧 내 소속감을 보여주는 상징이 된다. '워딩'을 사용하면 마치 좀 더 세련되고 트렌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도 줄 수 있다.

 

그러나 '워딩'이라는 단어가 언제나 긍정적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지나치게 외래어에 의존하면서 정작 중요한 의사소통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말이란 단순히 단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워딩'이라는 표현은 때때로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감정적 거리감을 만들어 상대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어의 선택이 아니라, 그 단어가 전달하는 진정성과 의미다. '말'이든 '워딩'이든, 우리는 상대방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신경 써야 한다. 우리는 소통의 도구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지, 언어 자체가 소통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워딩'이라는 단어의 사용도, 그저 세련된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갖추어야 한다. 그 순간, 우리는 진정한 소통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